이번 여름, 한국 유럽파 선수들에 대한 이적 기사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을 비롯하여, PSG의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린 이강인, 그리고 지금 아래에서 언급할 황소 황희찬까지. 월드컵을 1년여 앞둔 대표팀 주축 선수들의 이적 이야기가 이번 여름 축구 팬들에게 심심치 않게 들려올 것이다.
이미 손흥민과 이강인의 이번 여름에 대해 글을 썼었고, 이번에는 황희찬에 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황희찬은 여전히 시장에서 수요가 있으며, 가능하다면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울버햄튼에서의 부진
2023-2024 프리미어리그에서 황희찬은 드디어 약점으로 지적받던 골 결정력을 보완해 냈다. 그 결과 리그 29경기 12골 3도움. 특히 시즌 초반의 페이스는 상당했다. 리그 15라운드까지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드디어 기량이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과 아시안컵 차출이 아니었다면, 기세가 상당했을 것이다.
때문에 24-25 시즌은 황희찬 본인에게나 팬들에게나 상당히 기대됐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침투 능력, 동료와의 연계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당연했고 부족한 득점력까지 보완했다. 게다가 프리미어리그 5년 차인 경험까지. 축구선수로서 전성기의 나이에 진입했기에 이번 시즌 기대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경기력과 결과는 처참하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리그 기준 18경기 2골이다. 선발보다 교체 멤버로서 뛰는 시간이 많아졌으며, 경기에 나오더라도 의미 있는 시간대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황희찬에게 주어진 또 다른 위기다.
사실 21-22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황희찬은 이번 시즌에 가장 적은 시간(리그 29라운드 기준, 628분)을 소화하고 있으며, 공격포인트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 시간은 3분의 1 가량으로 줄었으며, 지난 시즌보다 무려 10골이 낮은 수치다. 왜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부진할까?
가장 큰 문제는 포지션이다. 황희찬은 좌측 윙포워드 혹은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자유롭게 상대 수비 라인을 파괴하는 침투,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 등을 통해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공격수다. 그런 황희찬에게 시즌 초반 우측 윙포워드 역할이 부여됐다. 울버햄튼이 시즌 초반 새로운 스트라이커 영입으로, 황희찬을 우측 윙포워드에 배치했고 이는 좋았던 감각을 이어가는데 악수가 되었다.
며칠 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에서 홍명보 감독도 황희찬을 우측 윙포워드로 기용했다. 황희찬의 플레이스타일은 측면에서 터치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클래식한 스타일이 아닌, 안쪽으로 공을 가지고 들어오는 유형이다. 조금 더 전방에서 자유로운 움직임을 부여받아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황희찬이다.
우측 윙포워드 역할 부여는 오른발이 주발인 황희찬에게 부자연스러운 옷을 입게 만든 것이었다. 여기에 고질적인 부상도 한몫했다. 그러나 대표팀이든 울버햄튼에서든 본인에게 맞는 옷을 입으면,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살아나기에 전반적인 능력 저하는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본인의 능력 부족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던 황희찬이다.
다시 한번 연결되는 데 제르비, 과연 황희찬의 선택
지난 2024년 여름. 황희찬이 프랑스 리그앙의 마르세유로 이적한다는 기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지난 시즌, 팀의 중추적인 역할과 함께 2028년까지 재계약 사인을 했던 황희찬에게 다소 뜬금없는 이적설이었다. 더군다나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리그앙이었기에 축구 팬들은 다소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마르세유의 데 제르비 감독이 황희찬을 간절히 원한다는 것이었다. 황희찬 영입을 위해 매일 같이 연락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 데 제르비 감독의 AC밀란 부임설이 나오자, 황희찬이 다시 데 제르비의 러브콜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기사도 나왔다. 데 제르비 감독뿐만 아니라, 여전히 황희찬을 원하는 팀들의 수요는 있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경기 이상 22골 기록한 황희찬이며, 부상만 없다면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황희찬이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줄 것이 많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황희찬의 플레이스타일이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빠른 템포와 스피디한 공격 전개, 강한 피지컬과 압박, 다이렉트한 플레이가 핵심인 프리미어리그는 저돌적인 돌파와 스피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는 황희찬에게 적합한 리그다. 타 리그보다 오랜 기간 뛰고 있기에 기록이 보여준다. 이미 5년째에 접어든 프리미어리그에서 황희찬은 전성기 나이를 맞이했다. 리그를 옮기며 적응하기엔, 그의 나이도 어느덧 30대에 접어든다.
아직 울버햄튼과 계약기간이 3년 남은 황희찬이다. 울버햄튼에서 한 차례 도전을 더 해도 좋고, 분위기 전환을 위해 리그 내 타 팀으로의 이적도 도모해 볼 수 있다. 트랜스퍼마켓 기준, 1,700만 유로(약 270억원)의 몸값도 PL 내 구단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며, 최전방 공격수, 쉐도우 스트라이커, 좌측 윙어든 전술에 맞게 쓰임새가 다양한 황희찬이기에 검증된 공격자원이 필요한 팀에서 언제든 영입해 보고 싶은 선수다. 황희찬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역사를 만들어내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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