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도전과 대표팀 승선. 이승우는 가능할까?
이승우.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승우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기대감은 지금의 이강인, 양민혁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상상 이상이었다.
많은 팬은 손흥민(1992년생)과 이강인(2001년생) 사이, 이승우(1998년생)가 한국 축구의 에이스로 향후 10년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승우의 프로필과 플레이 스타일은 축구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10대 시절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리오넬 메시(Lionel Messi)의 후계자로 첫손에 꼽히기도 했으며, 19세 이하 유망주 랭킹에서도 외데가르트(아스날) 등과 함께 열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다. 그가 청소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보여준 경기력은 가히 독보적으로 뛰어났다.
좁은 공간에서도 유연한 몸놀림과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제치고, 예측하기 어려운 패스와 돌파로 수비진을 균열 내며,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보여주는 결정력 있는 선수. 경기 흐름을 바꾸고, 이 선수 한 명이라면 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 선수.
당당하고, 자신감 가득한 모습은 우리도 세계 축구사에서 독보적인 월드클래스를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지금껏 한국에서 보기 힘든 유형의 선수였기에 팬들의 기대감은 상당했다.
이승우 프로필
이름 및 나이 | 이승우, 27세(1998년생) |
현 소속팀 | 전북 현대(K리그) |
포지션 | 공격형 미드필더(AM), 왼쪽 측면 공격수(LW), 세컨드 스트라이커(SS) |
클럽 경력 | 2011 ~ 2017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소년, B팀) 2017. 8. ~ 2019. 8.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 2019. 8 ~ 2021.11.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 2021. 12 ~ 2024. 7. (대한민국 수원 FC) 2024. 7. ~ 현재 (대한민국 전북 현대) K리그 기준 통산 95경기 34골 12도움('25. 3. 27. 기준) |
국가대표 경력 | 2014 AFC U-16 챔피언십 국가대표 2015 FIFA U-17 월드컵 칠레 국가대표 (17세 이하 대표 : 18경기 13골) 2017 FIFA U-20 월드컵 대한민국 국가대표 (20세 이하 대표 : 16경기 7골) 2018 FIFA 월드컵 러시아 국가대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 국가대표 (23세 이하 대표 : 8경기 4골) 2019 AFC 아시안컵 아랍에미리트 국가대표 A대표팀 기준 12경기 0골('25. 3. 27. 기준) |
아쉬운 유럽 커리어, 딱 한 번의 선택
필자는 이승우의 유럽 커리어가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필자 본인보다 선수 개인이 더 아쉬운 일이지만, 필자는 딱 한 가지가 정말 아쉬웠다고 본다. 바로 벨기에로의 이적이다. 사실 2019년 여름 당시에는 헬라스 베로나가 다시 세리에A로 승격된 시기였으나, 두시즌 간 이승우의 개인 스탯은 아쉬웠다. 물론 주전 멤버로서 활약한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출전 등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빅리그에서 당연한 주전 경쟁은 있겠으나, 세리에A 3년 차 이승우였기에 도전해 볼 여지가 있었다.
그런 이승우에게 벨기에 신트트라위던이 다가왔다. 얼마 전 캡틴 파추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이승우는 그때 당시를 설명하며, 벨기에에서 2년이 정말 힘들었던 시기라고 한다. 매 경기 선발 보장과 팀 내 최고 대우 등 각종 당근을 제시한 신트트라위던의 구애에 이승우도 이적을 결심했으나, 결과적으로 그는 피파 징계 당시만큼 경기를 뛰지 못했다며 그 당시의 선택이 정말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당시 이승우는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선수의 도전 정신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다.
대표팀에 대한 그 열망으로 당시 선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나, 아이러니하게도 대표팀이 더 멀어질 수밖에 없던 시기다.
이승우는 유럽에서 더 이상 어려울까?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지난 3년 가까이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닌 스타성. 린가드와 함께 현시점 K리그 대표 얼굴.
바로 이승우다. 기록도 나쁘지 않다. 이승우는 K리그의 22세 이하 의무 출전 규정에 따라 출전 시간이 불규칙했으나, 그럼에도 3시즌 연속 10골 이상 기록했을 만큼 능력은 보여줬다.
이런 이승우가 수원FC에서 K리그 대표 구단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그리고 어느덧 K리그 무대에서 100경기 출전을 앞두고 있으니, 어엿한 K리그 대표 선수다. 27세의 나이, 축구 선수로서 전성기로 가는 이 나이에 이승우는 유럽 무대에 재도전해야 하나. 이승우가 원하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으나, 개인적으로 K리그 무대에서 오랜 시간 뛰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군가는 이승우의 피지컬과 체력 때문에 유럽에서의 도전이 힘들다고 얘기하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이승우는 지금 전북에서도 체력 테스트를 하면 상위권(B)에 들어갈 만큼, 체력적으로 약한 선수가 아니다. 작은 체구이기에 유럽 재도전에 피지컬 부족이 늘 언급되나, 체력적으로 약한 선수는 아니라는 말이다. 더군다나 K리그도 피지컬이 중시되는 리그이기에 이승우가 피지컬과 체력 때문에 유럽에서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27세의 나이는 적은 나이가 아니다. 지난 시즌 무너졌으나, 여전히 전북 현대는 K리그에서 강호로 분류될 수 있는 팀이다. 이제 이승우는 팀에서 중추적인 역할로 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유럽에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치는 그림도 좋으나, 한 팀의 중심으로서 이 팀이 다시 왕좌로 올라갈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도 현재의 이승우에게 좋은 도전이 될 것이다.
물론 선수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 축구 선수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꿈이기 때문에 어떠한 선택이든 존중해야 하는 것이 팬의 자세다.
대표팀 재승선 가능성은?
현재 A대표팀은 강력한 공격 자원(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등)이 있음에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최근 월드컵 3차 예선 홈 2연전에서도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로 시원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전히 필자는 현 대표팀 엔트리에 이승우도 도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저돌적인 드리블과 창의적인 플레이. 그리고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투지와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한방, 대표팀에 대한 간절함 등. 23명의 A대표팀 엔트리는 팀에 무언가를 가져다줄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 전술적인 역량과 개인 실력뿐만 아니라, 강력한 조커 카드 등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 그렇기에 이승우라는 캐릭터는 팀에서 꼭 필요하다. 대표팀의 좌측 윙어는 손흥민, 황희찬, 양민혁 등을 꼽을 수 있으나 이승우는 이승우만의 스타일로 도전해 볼 수 있으며, 좌측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쉐도우 스트라이커 등 전술적으로도 이승우는 활용 가치가 다양하다.
다만,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북에서 아직 특별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이승우다. 그러나 수원FC 당시 보여준 결정력 등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다른 젊은 유럽파보다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본다. 팀에 가져다줄 것이 많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5년 4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것을 보면, 기회가 전혀 없지 않다고 본다. 대표팀에서 이승우는 보여줄 것이 많은 선수다.
종합
이승우가 주었던 기대감에 비해 클럽과 A대표팀에 성과는 다소 아쉬울 수 있다. 특히 유소년 시절 FC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줬던 어마어마한 득점력을 기억하는 축구 팬들에게는 더욱 아쉬울 것이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 당시 유소년 영입 규정 위반으로 바르셀로나에 대한 피파의 징계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경기 감각을 잃어버리고 성장이 정체된 것을 축구 팬들은 기억한다. 그 아쉬움에 이승우가 조금이라도 미숙한 플레이를 보이면 비난하는 축구 팬도 많았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 징계가 없었다면... 이라는 가정을 더 이상 하고 싶지는 않다. 몇 년 전이라면, 아쉬움에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었으나 그 징계에 대한 아쉬움은 선수 자신에게 있지 않을까. 본인의 꿈과 미래를 향해 열심히 뛰는 이승우 선수에게 그런 말이 더 필요할까 싶다. 정말로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선수 스스로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K리그의 대표 얼굴로 성장했다. 묵묵한 응원이 진심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에 가져다 줄 것이 정말 많은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