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FC서울)이 드디어 대구에 상륙한다. 지난 6라운드 서울의 정승원은 일명 '아데바요르 역주행 세리머니'를 친정팀 대구에 시전했다. 골을 넣고 대구 원정 팬들이 있는 곳으로 전력 질주하며 환호했던 정승원에게 대구 팬들의 감정은 극에 달했다. 대구에 오면 그 어떤 지옥보다 더한 것을 선사해 주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얘기했던 대구 팬들이 드디어 정승원을 맞이한다. 벌써 대구 iM뱅크파크 전석이 예매되었다고 할 정도다. 하위권 팀 간의 대결이지만 이번 경기는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매치 오브 라운드' 경기다. 볼거리 풍성해진 K리그에 이번 경기는 이야깃거리를 더 풍부하게 해줄 것이다.
정승원 더비로 주목받지만 두 팀은 하위권 탈출을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지난 3월 29일 1로빈, 상암에서 두 팀은 펠레 스코어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이 승리를 거두었다. 당시 경기에서 정승원은 1골 1도움을 기록했으며, 경기 막판 문선민의 골까지 터지며 서울의 상승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서울은 그 경기 이후 승리가 없다(4무 3패). 심지어 멀티 골 경기는 그 경기 이후 한 경기(대전 2:2)에 불과하다. 대구 역시 그 경기 이후 1승 1무 5패를 기록 중이다. 그 기간에 박창현 감독이 경질되고 서동원 감독대행 체제가 되었으나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양 팀의 상황
< 대구 FC >
수장도 없고, 에이스도 없는 대구 FC다. 수장 역할을 대신하는 서동원 감독 대행도 뾰족한 해결책을 가져오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 감독 대행의 기간도 정해져 있어 어떻게든 잘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서 대행 이후, 대구는 1승 1무 2패를 기록 중이다. 고무적인 부분은 같은 기간 4경기에서 7득점을 뽑아낸 공격력이다. 이전 9경기에서 단 9득점에 그쳤으나, 최근 4경기는 달랐다. 한 달 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당시 대구는 리그 9경기를 치르면서 슈팅 수(125회, 리그 1위), 유효슈팅 수(38회, 리그 2위)를 기록했으나 단 9득점(리그 8위)에 그쳤었다.
조금은 살아난 공격력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에이스 세징야(9경기 2골 3도움)가 지난 5월 3일 제주와의 홈 경기에서 부상을 입어 결장 중이다. 대구의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인 세징야가 있을 때만 승리를 거두었던 대구인데, 그가 복귀할 때까지 얼마나 잘 버틸 수 있을지 관전 포인트다. 대구는 다른 외국인 선수인 에드가의 득점포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사실 공격보다 대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제주와 함께 리그 최다 실점 공동 1위(21점)에 랭크되어 있는데, 대구는 올 시즌 치러진 리그 경기에서 클린 시트 경기가 단 한 차례만 있을 정도로 수비가 불안하다. 예전 포스팅에도 언급했으나 이전 박창현 감독 시절, 역습 체제의 팀을 주도적으로 바꾸기 위해 포백으로 변환했으나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지금 서 대행 체제에서는 기존의 스리백으로 회귀했으나 아직 선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 모습이다. 지금으로서는 수비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는 서울과의 홈 경기 이후, 5월의 잔여 2경기 리그 1, 2위 대전, 전북과 부딪힌다. 정말 어려운 일정이 될 2경기이기에 자칫 잘못하면 대구의 5월은 더 처참할 수 있다. 이번 경기 어떻게든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한다.
< FC 서울 >
주중 코리아컵에서 드디어 멀티 득점을 기록한 서울이다. 대전 코레일을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었는데, 스트라이커 조영욱이 그동안의 침묵을 끝내고 골을 터뜨렸다. 이제 이 흐름을 리그로 가져와야 한다.
서울은 지난 13라운드 리그 1위 대전 원정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 경기도 서울은 슈팅 수 23:1, 유효 슈팅 수 8:1, 코너킥 11:0 등 대전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단 하나.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김기동 감독은 지난 12라운드 안양 전부터 기존의 4-2-3-1 포메이션 대신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등 변화를 주려고 하고 있는데, 아직 신통하지 못한 모습이다. 조영욱, 둑스의 기존 원톱 스트라이커 체제에서 정한민을 투입하며 투톱으로 전환했으나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앞서 포스팅에도 언급했으나, 서울은 최근 리그 5경기에서 슈팅 수 93개(유효 슈팅 43개) 중 단 2골을 기록 중이다. 심지어 리그 전체 득점수(10점)에서 수원FC와 꼴찌다. 린가드, 루카스, 문선민, 조영욱, 정승원 등 이름값으로는 벌써 몇골씩 기록했어야 하는 스쿼드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 김기동 감독도 고심하고 있을 텐데, 이번 경기도 원정이지만 투톱으로 나설 공산이 크다. 어차피 교체 투입되던 스트라이커 둑스도 부상으로 빠져 있는 터라, 린가드를 투톱의 한 자리로 놓고 정한민과 조영욱을 배치하는 것도 고려할 것이다. 지난 주중 경기 로테이션으로 주축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서울은 지옥의 원정 길을 마치고 이번 라운드가 끝나면 홈으로 돌아간다. 코리아컵 포함하여, 4경기 연속 원정을 치르게 됐는데 남은 5월의 잔여 일정에서 반등해야 한다. 수원FC(H, 12위), 김천(A, 4위), 제주(H, 10위)와 3연전을 치르는데, 그래서 이번 대구전을 승점 3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슬로 스타터 서울이지만, 리그 1/3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슬슬 궤도에 올라와야 한다.
총평
여전히 주춤한 공격력이 문제이지만, 이번 경기 근소하게나마 서울의 승리가 점쳐진다. 흐름상 대구는 수비 불안, 그리고 서울은 공격력 빈곤으로 승점 1점씩 나눠 가질 수 있지만, 전력상 서울이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본다. 서울은 기성용을 제외하면 스쿼드 전원이 출격 대기 가능한 상황인데, 대구는 에이스 세징야의 출전이 불가능하다. 다른 선수들의 분전에 기대를 걸겠으나 세징야의 빈자리가 매우 크다.
이번 라운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두 팀인데, 정승원 더비라는 화젯거리까지 더해져 뜨거울 대구를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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