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리그 13라운드 광주와 전북의 빅매치가 11일 오후 7시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지난 1로빈 2라운드 전주성에서 열린 경기에서 두 팀은 2:2로 서로 승점을 나눠 가졌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 양 팀은 나름대로 순항하고 있다. 전북은 순항이라는 표현보다 질주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그만큼 빠르게 궤도에 올라왔고 그 기세가 무섭다.
2라운드 대결만 해도 전북은 포옛 감독 체제에서 자리를 못 잡고 있었다. 감독의 색깔을 입히는 작업이 통상 1년은 걸릴 텐데, 포옛 감독이 부임한 지 두 달 남짓이었다. 리그에서는 승패를 번갈아 하며 상위권에 안착하는 게 쉽지 않았고, 3월 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는 8강에서 시드니에 무너져 탈락했다. 어찌 보면 지난해 2024 시즌 속절없이 무너졌던 전북으로서는 당연한 모습이었다. 포옛 감독도 팀 스쿼드 파악과 동시에 본인의 색을 입혀 본인의 팀을 만들어야 하고, K리그에도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리그 개막 4개월이 지난 지금, 포옛 감독은 본인의 색깔은 잠시 접어두고 실리적인 축구를 구현, 결과를 만들어내며 팀을 빠르게 반등시켰다.
전북이 올 시즌 체질 개선으로 팀을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이라면, 광주는 이제 정효볼이 뿌리 잡은 지 4시즌째다. 성과는 확실했다. 한 시즌 만에 K리그 1로 승격했으며, 승격 첫 해 3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 8강의 위업도 보여줬다. 기록적인 부분과 함께 광주는 K리그에서 화제를 몰고 다닐 만큼 주목도가 높아졌다. 광주 하면 야구를 떠올릴 일반인들에게 축구도 서서히 저며들고 있다. 열정적인 지도력을 보여주는 이정효 효과임은 분명하다.
축구 외적으로 이번 경기는 최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이정효 감독도 주목받을 매치다. 지난 라운드 김천 상무와의 경기 하프타임 때, 이정효 감독은 오후성을 강하게 밀치며 질책하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선수를 지도하는 감독으로서 선수의 경기력에 대해 충분히 불만을 표시할 수 있으나, 이날 이정효 감독의 행위는 많은 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였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자신의 행동이 과했다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K리그 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감독이고 능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그 모습이 과하다면 열정적인 모습마저 퇴색될 수 있는 행동이다. (물론 연맹이 과하게 제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광주는 좋은 흐름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번 경기 승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정효 감독에 대한 이야기가 또 한 번 나올 수밖에 없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면, 외부에서는 보이는 것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양 팀의 상황
< 광주 FC >
앞서 언급한 논란과는 별개로 광주는 지난 경기 김천상무를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상당히 강한 광주다. 올 시즌 리그 기준 4승 1무 1패, 최근 3경기 3연승이다. 광주는 지난 4월 말부터 2주간 쉽지 않은 일정을 보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그룹 8강 토너먼트에서 알힐랄(사우디)에 7:0 대패를 당했으며, 여독이 풀리지 않은 채 K리그로 돌아와 울산에 3:0 패배를 당했다. 물론 강팀과의 경기였고 K리그에서는 로테이션으로 경기에 나섰으나, 자존심 강한 이정효 감독은 물론 선수들도 2경기 10실점이라는 수치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빠르게 지난 경기 승리하며 분위기 침체를 막은 광주다. 광주는 주포 아사니가 최근 2달간 골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리그 3경기 모두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컨디션 난조와 부진이 같이 겹치며 아사니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헤이즈와 오후성 등이 골을 이어가며 아사니의 부진을 잘 메우고 있으나, 공격진의 가장 날카로운 창인 아사니가 터져야 한다.
물론 이번 경기 광주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키플레이어는 오후성이다. 오후성은 경기 내외로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수다. 이정효 감독의 애착 인형이라고 불릴 만큼, 오후성은 이정효 감독에게 수많은 칭찬과 질타를 함께 받는다. 그만큼 기대를 많이 받는 선수 중 하나다. 올 시즌 오후성은 11경기 3골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보여주고 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히 커졌다. 성장통을 겪으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오후성이 지난 경기 논란에서 위축되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 관전 요소다.
광주는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남은 5월 포항, 강원, 울산 동해안 3형제를 만난다. 광주보다 우위에 있는 팀들은 아니기에 충분히 선두 경쟁을 해볼 수 있다. 이번 전북 전이 흐름상 중요하다.
< 전북 현대 >
지난 라운드 정말 아쉽게 대어를 놓쳤다. 경기 막판 대전의 김인균에게 실점했으나, 전북은 대전을 상대로 경기력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8경기 무패 행진, 5승 3무(13득점 6실점)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원정 4연승을 기록, 원정에서 특히 좋은 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북은 베스트 11이 확실하게 갖춰진 시점부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포옛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선수 2, 3명이 바뀌면 팀의 흐름이 깨질 수 있기에 최소화된 변화로 베스트 11의 조합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3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펼치는 상황이 아니기에, 로테이션보다는 주력 선수들이 이번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굳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기 때문이다. 전북은 선수 개개인의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고 있다. 공격진의 송민규, 콤파뇨, 전진우 그리고 미드필더진의 강상윤, 김진규, 박진섭, 수비진의 김태현, 홍정호, 김영빈, 김태환, 골키퍼 송범근 등 11명의 주전 멤버가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굳이 흠을 꼽자면 득점이 조금 더 높아야 한다는 점이지만, 포옛 감독이 결과 위주의 실리 축구를 구사하고 있기에 흠잡을 곳이 딱히 없다.
지난 경기 또 한 골을 적립한 전진우의 상승세는 가히 무섭다. 리그 득점 1위 주민규를 1골 차이로 따라붙은 전진우(7골)는 4월 4골을 넣으며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오른 전진우는 지난 경기에도 득점에 성공하며 물이 올랐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전진우의 선전에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이승우 등 팀 내 고액 연봉 선수들도 출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대전과의 원정 경기도 전북의 키플레이어는 전진우다.
이번 광주전을 잘 넘기면, 흐름을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전북이다. 안양(H, 7위) - 제주(A, 10위) - 대구(A, 12위) - 울산(H, 3위)과 격돌하는데 연승을 가져갈 수 있는 대진이다. 이번 경기 광주전에서 흐름이 끊기지 않기를 원할 전북이다.
총평
광주도, 전북도 이번 경기는 승점 1점을 나눠 갖는 것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해 경기를 펼칠 것이다. 양 팀 모두 오늘 경기 승리가 팀에 가져다줄 것이 많기 때문이다. 광주는 승리하면 리그 2위 전북과 승점이 같아진다. 선두권에 자리 잡고 하위권 팀들을 맞이할 수 있기에 경기 운영이나 사기 면에서 얻는 게 많다. 전북 또한 마찬가지다. 8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하고 있기에 이번 고비를 잘 넘기면, 작년에 부진을 만회하고 팀이 온전히 자리 잡고 순항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경기다.
물론 두 팀 모두 화력에 집중하기보다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기에 치고받는 경기가 나올지 미지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전북이 이번 경기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홈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광주이지만, 전력 누수나 흐름에서는 전북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 원정에서 전북이 강세를 보이는 점도 한 몫한다. 이번 라운드 최고 빅매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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