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든 우승에 갈증은 있다. 작년에 우승했어도 올해도 하고 싶은 게 우승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함께 4시즌 연속 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도, 12년 전 마지막으로 우승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늘 우승은 목마르다.
프리미어리그 Big 6 중, 토트넘을 제외하고 가장 오랜 기간 프리머어리그를 우승하지 못한 팀이 어디일까?
바로 토트넘의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이다.
아스날은 03-04 무패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한 이후, 무려 20여년 넘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북런던의 주인이자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위대한 클럽 중 하나인 아스날에 20여년은 정말 꽤 긴 시간이다. 물론 빅클럽답게 03-04 시즌 이후, FA컵 우승은 5회 기록하며 우승 DNA는 아직 잃어버리지 않았다.
아스날의 현 위치
꽤 오랜 시간 아스날은 4스날이라는 웃지 못할 닉네임을 가지고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PL 무대에서 4위라는 타이틀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마지노선이기에 충분히 괜찮은 순위지만, 오랜 시간 PL의 우승을 다투었던 아스날에는 4위는 늘 아쉬운 순위였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의 벽에 몇 년간 가로막혔다. 그야말로, PL과 챔피언스리그에서 문지기 역할을 한 아스날이다.
계속 부침을 겪던 아스날이 미켈 아르테타 감독 부임(19-20) 후 달라졌다. 맨시티의 수석코치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했던 아르테타는, 친정팀의 감독으로 부임하여 하나씩 팀을 만들어갔다. 보드진은 아르테타 감독이 팀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해마다 꾸준히 지원하였으며, 아르테타는 FA컵 제패로 아스날의 우승 DNA를 살려냈다.
그렇게 아르테타가 팀을 맡은 지 약 5년여, 그는 아스날의 영광을 다시 한번 이끌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브라질)와 살리바(프랑스)가 중심이 된 탄탄한 수비와 부카요 사카(잉글랜드)가 이끄는 화끈한 공격은 아르센 벵거(전 아스날 감독)가 이끌던 20여년 전의 그 팀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거기에 아스날은 최근 몇 년간 세트피스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했다. 공수 양면에서 딱히 약점을 찾기 어려운 팀으로 변모했다.
그 결과 22-23, 23-24 2년 연속 PL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팀으로 발전했다. 올 시즌도 아스날은 순항 중이다. 24-25 시즌 현시점 2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챔피언스리그도 8강에 올라와 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이 모두 탈락한 가운데 아스톤빌라와 아스날이 PL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아스날에게 필요한 마지막 퍼즐
모든 축구 팬들이, 모든 축구 전문가가 지금의 아스날에게 필요하다고 얘기하는 딱 한 가지. 유일하게 약점이라고 언급할 수 있는 하나. 바로 스트라이커 포지션 보강이다. 바로 '킹' 티에리 앙리처럼 공격에 방점을 찍어줄 원톱이 필요하다. 무패 우승 당시에도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로버트 피레스, 패트릭 비에이라(프랑스) 등 주전 선수 대부분이 각자의 위치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었으나, 팀의 득점을 책임진 티에리 앙리만큼 빛나지 못했다.
지금 아스날에는 부카요 사카(잉글랜드), 마르틴 외데고르(노르웨이) 등 유럽 내 어디서든 밀리지 않을 화려한 2선이 존재한다. 이런 2선 자원의 지원 사격을 받아줄 스트라이커가 최근 몇 년간, 아니 근 20여년 가까이 부재였던 점이 아스날의 고질적인 약점이었다. 이 약점을 없애고자, 최근에는 카이 하베르츠(독일), 가브리엘 제수스(브라질) 등을 거액에 영입하였으나, 그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20여골을 책임지고 넣어줄 선수는 아니었다.
최근 빅토르 요케레스(스포르팅), 빅터 오시멘(갈라타사라이) 등 원톱 스트라이커와 끊임없이 링크되는 아스날이다. 어떤 선수를 영입하든 아스날의 공격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줄 선수임이 분명하다. 이번 여름, 아스날에 가장 필요한 건 그 어떤 포지션 보강도 아니다. 바로 원톱 스트라이커, 티에리 앙리의 재림을 찾는 것이다.
총평
사실상 리그 우승이 어려워진 이번 시즌. 그렇게 되면 아스날은 3년 연속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이라는 어려운 기록도 세우게 된다. 지금껏 20여년간 우승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아스날이다. 4스날이라는 오명을 벗어넘기는 데만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으나, 지금처럼 준우승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스날은 그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게 된다.
한국에서는 특히 대중에게 2등으로 굳어진 사람들이 그 이미지를 깨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이를 깨지 못하는데, 이와 동일한 것이다.
그 굴레를 깨는 데는 20여년간 해온 노력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언제 어느 팀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절대 강자가 없는 리그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황금 세대(부카요 사카, 마르틴 외데고르, 데클란 라이스, 윌리엄 살리바 등)가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는 향후 2, 3년 이내에 아스날이 반드시 리그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다. 25-26 시즌, 최전방 스트라이커라는 약점을 보완한 아스날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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