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8강 1차전.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아스날이 레알 마드리드를 3-0으로 꺾은 것이다. 데클란 라이스(잉글랜드)의 환상적인 프리킥 멀티 골과 미켈 메리노(스페인)의 추가 골까지. 아스날의 홈경기였으나 3골 차 승리는 어느 축구 전문가도 예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티보 쿠르투아(벨기에)의 숱한 선방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더욱 더 큰 점수 차로 패배할 수 있었던 레알 마드리드다. 과연 1차전 충격 패를 뒤로하고, 레알 마드리드가 아스날을 상대로 3점 차 상황을 뒤집을 수 있을까. 챔피언스리그 DNA를 가진 레알 마드리드가 또 한 번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아니면 유럽 제패에 도전했으나 문턱에서 좌절했던 아스날이 4강으로 갈 수 있을지. 그 어떤 매치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UCL 8강 2차전이다.
우선 레알 마드리드와 아스날의 1차전 라인업부터 살펴본다.
아스날(H), 레알 마드리드(A) 1차전 요약
양 팀 라인업의 네임벨류는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가 앞선다.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에서 음바페(프랑스), 비니시우스(브라질), 벨링엄(잉글랜드) 등 활용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을 모두 투입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진의 붕괴로 최상의 전력으로 나오지 못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알라바(오스트리아), 발베르데(우루과이) 양쪽 윙백 투입은 결과적으로 레알 마드리드 팀 전반의 프로세스에 문제를 야기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종일관 아스날에 압도당했다. 볼 점유율(54%-46%), 슈팅(12-9), 유효 슈팅(11-3) 등 공격 수치 전반에서 아스날이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앙미드필더 카마빙가(프랑스)는 시간지연 행위로 후반 추가 시간에 퇴장까지 당했다. 시즌 말미로 갈수록 스쿼드 뎁스가 얇아지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에 UCL 8강 1차전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아스날도 전력 누수는 있었다. 수비의 핵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브라질)와 원톱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독일), 가브리엘 제주스(브라질)가 모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황이었다. 많은 팬이 아스날 홈이지만 아스날이 시원하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이유다. 그러나 데클란 라이스의 프리킥 멀티 골과 함께 미켈 메리노의 추가 골까지 터지며 완승을 거두었다. 원톱 공격수 부재로 골머리를 앓던 미켈 아르테타가 고육지책으로 미드필더 메리노를 원톱으로 배치했는데, 여기서 득점에 성공한 것이다. 완벽한 용병술이었다. 게다가 경기 내용도 흠잡을 것 없이 깔끔하게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홈이긴 했지만, 우연히 이긴 경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챔스 DNA의 레알 마드리드. 과연 역전할 수 있을까?
필자는 레알 마드리드가 3점 차 리드를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레알 마드리드가 최근 라리가에서도 부진한 부분(그럼에도 라리가 최근 5경기 4승 1패)은 있으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숱한 역경을 딛고도 역전에 성공했던 레알 마드리드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다. 아스날은 특히 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원정 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총 17경기에 나서, 3승 3무 11패. 승률 17.6%에 불과하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홈에서 챔피언스리그 4경기 3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아스날이 전통적으로 스페인 원정에서 약했던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전통적으로 잉글랜드 클럽에 강세다. 데이터상, 레알 마드리드가 3점 차를 극복해 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론 이번 경기도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진의 붕괴를 안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다니엘 카르바할(RB), 밀리탕(CB), 멘디(LB) 등 주전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1차전도 발베르데를 우측 윙백으로 전환하며 경기에 임했으나, 지난 경기 카마빙가의 퇴장으로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다시 중앙 미드필더로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루카스 바스케스(스페인)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경기 출전 시 제 역할을 확실하게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최근 무뎌진 공격진의 득점력도 중요하다. 라리가 적응을 끝낸 듯한 음바페의 골이 절실한 레알 마드리드다. 물론 언제 어떻게 터질 수 있는 공격진(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주드 벨링엄 등)이고 누가 주인공이 돼도 이상하지 않은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하기에 기대해 봄 직하다.
아스날의 스쿼드는 1차전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과연 챔피언스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중압감이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3점 차 리드도 마냥 안심할 수 없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부재가 상당히 큰 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가 선제골을 빠르게 가져간다면, 이 경기의 흐름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그래서 아스날은 전반전은 상당히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갖은 위기 속에서도 늘 결과를 뒤집고 역사를 썼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도 3점 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08-09 시즌 이후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아스날이 진출할 수 있을지, 내일 새벽(17일 오전 4시, 한국시간) 경기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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