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매치. K리그 두 명문. 전북과 서울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으로,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경기를 일컫는 단어다. 5월 황금연휴 첫날, 상암에서 두 팀이 경기를 펼친다. 티켓 오픈 하루 만에 3만석 이상이 팔렸다고 할 만큼, 이번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 예상되는 경기다. 지난 시즌에도 상암에서의 두 팀 맞대결 당시, 28,000여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가히, K리그 최고 빅매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설 매치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최근의 맞대결은 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은 전북을 상대로 2017년 7월 홈 승리 이후 단 1승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전주성에서 5:1 대승을 거두며, 7년간의 기나긴 무승의 고리를 끊었다. 그러나 아직 깨지지 않은 기록이 있다. 2017년 7월 이후 단 한 번도 상암에서 전북을 이긴 적이 없다. 여전히 서울에 전북은 '포비아'다. 포항 감독 시절 전북에 강했던 김기동 감독이 지난 시즌에는 무승의 기록을 끊은 데 이어, 올 시즌에는 홈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지 관전 요소다.
지난 시즌은 양 팀 1승 1무 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호각세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상암에서는 지난 시즌 서울이 전북에 패했다. 최근 4경기 무승(2무 2패)으로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서울은 이번 기회에 전북을 잡는다면 흐름의 반등뿐만 아니라 길고 긴 전북 징크스에서 탈출할 수 있다.
양 팀의 상황
< FC 서울 >
지난 경기 7경기 무패 행진이 포항 원정에서 종료되었다. 그러면서 시즌 첫 연패(광주, 포항)를 기록 중이다.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계속 언급했듯 공격이다. 4월에 열린 리그 4경기에서 단 3득점에 그쳤다. 그마저도 4-2-3-1의 꼭짓점 스트라이커들의 골이 아닌 2선 자원들의 골이었다. (린가드 2골, 문선민 1골). 앞서 두 프리뷰에서 언급했듯, 원톱 조영욱과 둑스의 골 수는 리그 10경기 기준 1골에 그친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
지난 9라운드 광주전과 마찬가지로, 10라운드 포항전도 서울은 경기를 주도했다. 점유율 41:59, 슈팅 수 6:13, 유효슈팅 4:7, 코너킥 3:10 등 공격 모든 지표에서 포항을 압도했다. 그러나 골이 터지지 않았다. 오죽 답답했으면 김기동 감독조차 경기 후 "정말 안 좋았는지 묻고 싶다."고 표현할 만큼 답답함을 토로했다. 서울은 지난 3경기에서 4번의 골대를 맞출 만큼 골 운도 따르지 않았다.
공격진의 부진과 함께, 부상자(정승원, 기성용)를 대체하는 선수들의 활약도 미미한 점이 아쉽다. 황도윤과 짝을 지어 출전 중인 3선 미드필더 이승모의 활약이 저조하고 시즌 초 서울의 공격을 이끌었던 정승원의 이탈 후 우측 윙어로 출전 중인 윌리안과 강주혁 등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시즌 3선 자원들의 이탈이 있을 때, 우측 풀백 최준을 3선으로 돌리는 전술을 종종 사용했던 김기동 감독이 이번 경기 어떤 선택을 할지 관전 요소다. 다만 최준도 올 시즌 썩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이번 경기도 서울이 필요한 점은 명확하다. 골이 터져야 하고, 부진한 선수들의 폼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래도 전북을 잘 아는 두 선수가 있기에, 기대해 볼 만하다. 바로 김진수와 문선민이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에서 활약한 두 선수가 친정과의 첫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괜찮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문선민은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교체 투입되어 경기를 펼치고 있으나, 경기에 투입되면 저돌적인 돌파와 침투, 그리고 마무리로 상대 수비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두 선수의 활약이 이번 경기 절실한 서울이다.
< 전북 현대 >
확실한 상승세를 탔다. 6경기 무패 행진. 그리고 4월 한 달간 리그 4경기 3승 1무, 8골 3실점. 기록도 경기력도 증명하듯 공수 밸런스도 좋다. 게다가 지난 경기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전진우의 극장골로 팀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어느새 예전 위용을 되찾고 있는 전북은 다른 팀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상태에서 리그 4위에 포진해 있다. 이번 경기 승리한다면 대전에 승점 2점 뒤진 2위로 올라선다.
전북의 5월 일정은 꽤 힘든 여정이다. 서울과의 경기 3일 후 대전(리그 1위), 그리고 1주일 후 광주(리그 5위) 경기를 펼친다. 이번 서울과의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이유다. 포옛 감독이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팀을 궤도에 간신히 올려놓았는데, 여기서 무너지면 전북도 쉽지 않은 5월을 보낼 수 있다.
전북은 수비도 안정화되었지만, 공격이 날카롭다. 오른쪽 윙어 전진우(6골)와 스트라이커 콤파뇨(5골)가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전진우는 4월 한 달간 리그 이달의 선수상(4골)이 유력할 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저번 포스팅에도 언급했듯, 전진우는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올 시즌 국가대표팀 승선도 이야기 나올 만큼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지난 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 골을 기록하며, 팀의 승점까지 챙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이제 시즌 중반으로 서서히 접어드는 가운데 전북이 더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뿐만 아니라 후보 선수들의 활약이 터지는 것도 중요하다. 주전과 비주전의 스쿼드 차이가 없어지면 선수들의 시너지, 그리고 팀 자체적인 경쟁력이 올라가기에 포옛 감독은 이 부분에서 선수들의 능력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가 상당히 중요하다. 앞서 몇 번 언급했듯, 이승우 등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이런 흐름 속에서 터져 준다면, 전북은 이번 시즌 그동안의 부진했던 시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총평
이번 경기는 전력상 따져볼 만한 것들뿐만 아니라, 비전력적인 요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다. 우선 두 팀은 이번 경기 무승부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양 팀의 상반된 분위기가 경기에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나, 그래도 서울 김기동 감독이 전북에 강하다는 점. 김진수, 문선민 등 서울의 고참 선수들이 전북을 상대한다는 점도 경기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서울이 지금껏 안방에서 7년 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도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4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올 상암벌인데, 홈팬들 앞에서 승리를 꼭 거두고 싶을 서울이다.
그러나 상승세의 전북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징크스란 깨라고 있는 법이지만, 이를 깨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5월의 황금 연휴 첫 날. 오늘 전설매치가 명승부가 되길 기대한다. 두 팀 모두 각각의 이유로 이길 가능성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이겨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지켜보는 K리그 팬들에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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