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경이 2012-2013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후, 어느덧 12년이 지났다. 이번 시즌,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중위권(13위, 29라운드 기준) 테이블에 자리 잡고 있다. 최상단에 이름을 올리는 게 익숙했던 맨유는 부진에 부진을 거듭한 끝에 중위권까지 하락했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이렇게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누가 예측했겠는가. 더 이상 맨유를 Big 6로 분류하는 것이 맞을까 싶을 정도다.(물론 토트넘도 마찬가지다.)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후, 수많은 지도자가 그 아성에 도전했다. 데이비드 모예스(스코틀랜드) - 루이스 반할(네덜란드) - 조제 무리뉴(포르투갈) - 올레 군나르 솔샤르(노르웨이) - 랄프 랑닉(독일) - 에릭 텐 하흐(네덜란드) - 아모림(포르투갈)까지..12년 간 무려 7명의 감독이 거쳐 갔다. 임시 감독이었던 라이언 긱스, 루드 반 니스텔루이 등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 많아진다. 알렉스 퍼거슨 경(1986 ~ 2013)이 27년 집권한 기간의 반도 되지 않은 현시점에, 무려 10여명의 감독이 맨유를 이끌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더 이상 OT(올드트래포드)는 꿈의 극장이 될 수 없는 곳이 되었으며, 맨체스터의 주인은 굴러온 돌(맨시티)이 박힌 돌(맨유)을 완벽하게 대체했다.
이번 2025년 여름. 과연 맨유는 명가 재건에 성공할 것인가. 필자 생각에는, 다음 시즌에도 실패한다면 맨유가 프리미어리그를 다시 호령하는 시기는 꽤 오랜 시간 요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와 달리 맨유만의 DNA가 사라졌다. 과거 맨유는 스타플레이어가 오고 싶어 하는 팀이었다. 이에 더해 탄탄한 유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위닝 멘털리티를 확실하게 갖춘 팀이었다. 그러나, 챔스 진출 실패로 대형 스타플레이어 영입이 과거처럼 쉽지 않으며, 마커스 래시포드 이후 대형 유스도 등장하지 않고 있다. 끝없는 부진으로 클럽의 전통적인 DNA인 위닝 멘털리티는 사라졌으며, 이제는 져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 되었다.
필자 생각에 이번 여름 명가 재건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아모림 체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토트넘도 맨유도 가장 큰 문제점은 체제의 불확실성이다. 아르테타의 아스날, 클롭의 리버풀, 펩의 맨시티 등 감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과 확실한 지지가 있어야 한다. 부임 4개월 차 된 아모림이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지금의 맨유는 아모림의 전술과 맞지 않는 선수들이 많다. 3-4-2-1을 주 포메이션으로 하는 그의 전술은 4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 선수단과 맞지 않는다. 물론, 아모림이 현 스쿼드에 맞게 유연하게 운용해야 한다고 할 수 있으나, 감독 입맛에 맞는 선수를 영입하여 힘을 실어줘야한다. 이번 여름 맨유는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이 필요하다. 특히 스쿼드의 슬림화가 필요하고, 적재적소에 맞는 선수를 영입해야 한다.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이 아니라면, 다음 시즌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가기 어려운 맨유다. 게다가 매 시즌 많은 돈을 투자해 부채도 상당하다. 이번 여름 많은 돈을 쓰는 게 쉽지 않은 맨유로서는, 장기간 팀의 중추가 되며 딱 맞는 알토란 영입이 중요하다. 아래 2명의 선수를 소개한다.
영입해야 할 선수
사실 방출해야 할 선수를 먼저 언급해야 하나, 꽤 많은 선수를 방출해야 한다고 본다. 카세미루,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은 이미 팀을 떠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된 선수들이며, 마커스 래시포드나 제이든 산초, 안토니 등도 이번 여름 정리 대상이다. 전방위적인 영입이 필요하나, 가장 시급한 포지션은 2곳이다. 현저히 떨어진 득점력을 보완하기 위한 최전방 스트라이커, 그리고 팀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다.
(1) 최전방 스트라이커 : 빅토르 요케레스(Viktor Einar Gyökeres, 스웨덴, 1998년생)
- 현재 몸값 : 7,500만 유로, 약 1,180억원(트랜스퍼 마켓 기준)
아모림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아모림의 남자. 빅토르 오시멘(Victor Osimhen)과 꾸준히 링크가 되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지만, 최근 파브리지오 로마노 등 이적 전문가 보도에 따르면 오시멘에 대한 관심이 전과 같지 않다고 한다. 라스무스 호일룬, 조슈아 지르크지 등 최근 2시즌간 원톱 공격수에 상당한 돈을 투자했던 맨유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맺지 못했다.
요케레스는 맨유의 원톱 잔혹사를 끊어줄 선수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아모림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한다. 아모림의 성장과 요케레스의 성장이 스포르팅에서 같이 이루어졌다. 아모림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이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이 필수인데, 공격진에서는 요케레스가 제격이다.
요케레스는 23-24 시즌부터 스포르팅에 합류, 모든 대회를 합쳐 2시즌간 91경기 83골을 터트리고 있다. 리그 수준을 떠나 이만한 골수치는 가히 독보적이다. 탁월한 골결정력이다. 게다가 탄탄한 피지컬과 빠른 스피드로 공간 침투와 라인 브레이킹에 상당히 능하다. 3-4-2-1 포메이션에서 원톱으로서 공격의 방점을 찍어줄 수 있는 선수일뿐만 아니라 공격 2 선수들과의 연계에도 상당히 능해, 현 시점 맨유에 가장 필요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템포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선수로, 그 어떤 선수보다도 맨유에서 가장 영입에 공을 들여야 하는 선수다. 특히 요케레스와 스포르팅이 올 여름 저렴한 이적료로 이적 가능한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하는만큼, 맨유가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2) 중앙 미드필더 : 애덤 워튼(Adam Wharton, 잉글랜드, 2004년생)
- 현재 몸값 : 3,500만 유로, 약 555억원(트랜스퍼 마켓 기준)
제2의 마이클 캐릭(Micheal Carrick). 23-24 시즌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크리스탈 팰리스에 합류한 후, 팰리스 중원의 핵이 되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팀을 떠날 예정이고, 코비 마이누가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애덤 워튼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진공 청소기 역할인 마누엘 우가르테(Manuel Ugarte)와 중원을 짝지으면,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유형으로 뛰어난 원터치패스와 함께 다양한 양질의 숏, 롱패스를 쉽게 공급할 수 있으며, 킥력이 좋고, 공간 지각 능력이 좋아 방향 전환도 빠르며, 공간 커버, 볼 줄기 차단 등 수비력도 좋다. 공격 2선을 지원 사격하면서 수비력도 준수해 영입만 한다면 맨유에서 꽤 오랜 시간 중원의 에이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피지컬, 잔부상이 있다는 점은 단점이나, 확실한 역할만 부여된다면 상당한 포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물론, 잉글랜드 홈그로운과 팰리스에 이적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아 몸값은 상당히 비쌀 수 있으나, 애덤 워튼 영입은 향후 10년간의 중앙 미드필더 고민을 덜어도 될 정도로 확실한 영입이 될 것이다. 레알마드리드와 링크되는 것이 이미 이 선수의 잠재력이 확실하다는 반증이지 않을까.
총평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전히 명문 클럽으로 여겨지지만, 클럽이 주는 무게감은 전보다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간헐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등 명문 구단으로서의 이름값은 하고 있으나,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에 무리가 있어보인다. 아모림 체제로 들어선 지금. 더 이상 감독 교체보다는, 아모림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체질 개선을 확실하게 해야한다. 위의 두 선수 영입에 큰 돈이 들 수 있으나, 공격에 방점을 찍을 스트라이커와 전천후 중앙 미드필더 영입으로 척추 라인을 공고히 한다면, 맨유가 빠르게 정상화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확실한건 맨유가 최상위 테이블로 돌아와야 PL은 더 재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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