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시즌 토트넘은 리버풀에 안필드(Anfield) 원정에서 4실점을 헌납했다. (22-23 시즌 4:3 리버풀 승, 23-24 시즌 4:2 리버풀 승). 원정 경기였기에, 토트넘이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홈에서 3:6 참패는 꽤 충격이 컸다. 팀의 부진함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팀의 전반적인 퀄리티가 상당히 떨어졌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불과 5, 6년 전 18-19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빅이어를 놓고 맞붙던 양 팀의 수준 차가 이렇게 커질 수 있을까. 물론 미키 판더펜(네덜란드) - 로메로(아르헨티나) 센터백 라인이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지만, 경기 내내 두 팀의 수준 차는 상당했다. 당시 리버풀은 볼 점유율만 토트넘에 내줬을 뿐, 모든 면에서 토트넘을 압도했다. 기대 득점(xG)값 5.63이라는 경이적인 수치가 모든 것을 보여준다. 토트넘도 3득점 했으나, 그중 2득점은 어느 정도 승부가 기울었을 때 들어간 골들이었다. 패스 숫자(547 : 502), 볼 점유율(52:48)은 높았으나, 모든 면에서 리버풀에 압도당했고 이 경기는 올 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미 리그 대신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는 토트넘보다 우승컵을 눈앞에 둔 리버풀에 중요한 경기다. 무승부만 거두어도, 맨체스터 시티의 4연패를 끊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5년 만에 탈환할 수 있다. 게다가 홈 안필드에서 우승컵을 확정 지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13승 2무 1패.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이 보여준 기록은 대단하다. 그 1패도 지난 9월 노팅엄 전이다. 무려 15경기 무패 행진이다. 중요한 순간마다 토트넘을 상대로 승점을 챙겼던 리버풀이, 우승을 확정 짓는 중요한 경기에서 또다시 토트넘을 만났다.
양 팀의 상황
< 리버풀 >
최근 리그 5경기 4승 1패, 홈 기준 5연승을 기록 중인 리버풀이다. 사실상 우승컵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특히 홈 극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을 상대로, 홈 15경기 11승 4무를 기록 중이다. 압도적인 기록이다.
리버풀은 현재 다른 대회(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FA컵 32강 탈락, 리그컵 준우승)와 병행하지 않고, 프리미어리그에만 집중하고 있어 체력적으로도 괜찮은 상태다. 센터백 조 고메스(잉글랜드)가 부상으로 스쿼드에서 제외됐을 뿐, 선수단 전체가 출전할 수 있다. 이번 경기 베스트 일레븐이 총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풀의 최대 강점은 공수 밸런스가 완벽하다는 점이다. 리그 최고 득점(75점), 리그 최저 실점 2위(31점)로 아르네 슬롯 체제에서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공격진의 화력은 타 팀보다 월등하다. 4월 한 달간 골 침묵 중이나 모하메드 살라(이집트)는 30골이라는 대기록(현재 리그 33경기 27골 18도움)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코디 학포(네덜란드), 루이스 디아즈(콜롬비아), 소보슬라이(헝가리)를 중심으로 빠르고 간결하게 공격을 펼치다 보니 비슷한 공격 패턴이라도 화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어차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번 경기도 맞불 작전을 펼치며 라인을 올리고 전방 압박을 중심으로 경기를 펼칠텐데, 리버풀의 그라벤베르흐(네덜란드) - 맥알리스터(아르헨티나) 라인이 중원에서 간결하고 빠른 패스로 이 압박만 풀어내면 헐거운 토트넘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전 불가 선수 : (DF) Joe Gomez
< 토트넘 >
필자가 축구를 본 2000년대 초반부터, 토트넘이 이렇게까지 망가진 적이 있었나 싶다. 지난 경기 노팅엄에 또다시 패배하며, 리그 17위 웨스트햄과 승점 1점 차이다. 최근 리그 5경기 1승 4패, 원정 경기는 3연패 중이다. 단순히 이 기록을 얘기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토트넘은 기록을 떠나 팀으로서 많이 망가진 상태다. 공격진은 골 넣는 것을 어려워하고, 수비진은 골 막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실상 유로파리그를 떠나 경질이 확실시된다. 진위를 확인할 수 없지만, 팀 내 주축 선수들과 사령탑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나타나고 있으며, 추락한 리그 순위 탓인지 핵심 선수들의 이적설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로메로, 벤탄쿠르, 쿨루셉스키, 매디슨, 포로 등)
당장 주중 홈에서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르는 토트넘으로서는, 아쉬운 리그 순위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 집중할 수 없다. 우승이 달린 경기의 제물이 되는 것이 탐탁지 않겠지만, 지금은 이보다 당면한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유로파리그 4강을 넘어, 반드시 우승해야 하는 토트넘으로서는 지금 다른 것을 따질 여유가 없다. 이번 경기는 부상 중인 캡틴 손흥민뿐만 아니라 판더펜, 로메로, 솔란키 등 주전 멤버 다수가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경기를 내줄 가능성이 높은 토트넘이다.
출전 불가 선수 : (DF) Radu Dragusin, (FW) Son Heung-Min
총평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보여준 예상 라인업에서 알 수 있듯, 리버풀은 베스트 일레븐을 총출동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토트넘은 비주전 멤버 다수가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에서 리버풀을 맞이하면, 클린시트 경기가 없을 만큼 리버풀의 막강한 화력에 고전했고, 이번 경기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리버풀의 5년 만의 우승컵 탈환에 토트넘이 제물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예약한 모하메드 살라가 토트넘이라는 보약(토트넘 상대 총 15골, 1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6골)을 먹고 리그 30골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토트넘은 큰 점수 차로 패배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장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을 치를 때, 팀 분위기도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로테이션으로 체력 관리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계속된 패배가 이어지면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어려운 경기가 되겠으나, 흐름을 잘 가져가야 하는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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