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3,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스페인 산 마메스 스타디움은 지난 2013년 재개장한 나름 최신식의 경기장이다. 이 경기장에서 5월 22일 목요일(한국 시각 오전 4시) 24-25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열린다. 그리고 이 경기장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이곳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아틀레틱 빌바오가 4강 1차전을 준비한다.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다.
4강만 넘어간다면 빌바오는 창단 최초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확률이 높다. 전력도 전력이지만, 홈에서 빌바오는 난공불락의 요새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라리가에서 빌바오는 홈에서 단 1패를 기록 중인데, 이 기록도 작년 9월인 시즌 초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1 석패한 경기였다. 다른 대회를 통틀어도 코파 델레이 16강 오사수나 전 딱 한 차례 패배만 기록했다. 심지어 유로파리그 홈 6경기 전승이다. 결승에만 올라간다면 빌바오의 우승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 이유다.
물론 상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제아무리 맨유가 올 시즌 경기력이든, 성적이든 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지만 명문 클럽이 갖춘 DNA는 가지고 있다. 최근 10년 가까이 맨유는 유로파리그 결승에 2번 올라 1번의 우승(2017)과 1번의 준우승(2021)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 8강전, 꿈의 극장 올드 트래퍼드에서 리옹을 상대로 그 꿈을 영화 같이 보여준 맨유다.
양 팀의 상황
< 빌바오 >
빌바오는 올 시즌 단단하다. 라리가 4위에, 유로파리그 4강까지 오르며 라리가 3강 체제를 유일하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바스크 순수 혈통만 팀에서 뛸 수 있는 독특한 구단인 빌바오는, 다른 팀보다 영입 정책이 수월하지 않기에 더 대단한 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양 윙어 니코 윌리엄스(스페인)와 이나키 윌리엄스(가나) 형제가 있다. 두 선수 모두 유로파리그에서 각각 5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니코 윌리엄스는 드리블 돌파, 크로스 등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매서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4강전에서도 양쪽 윙어의 빠른 공격을 맨유가 막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주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빌바오는, 위에서 언급한 윙어 이외에도 3선 라인이 상당히 탄탄하다. 특히 이니고 루이스 데 갈라레타(스페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빌바오에서 성장해 여러 팀을 거치면서 성장한 데 갈라레타는 중원에서 양질의 패스를 뿌려주는 미드필더다. 공격에서는 빌드업 기점 역할을 수행하고 수비 시는 강한 압박과 컷팅 능력으로 상대 2, 3선을 저지하는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한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여기서 묶인다면 빌바오의 승산이 더 높아질 것이다.
지난주 목요일 홈에서 리그 경기를 치른 후 1주일 만에 경기를 치르는 빌바오이기에 체력적으로도 맨유보다 우위에 있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홈 이점은 빌바오에 엄청난 어드벤티지가 될 것이다. 올 시즌 유로파리그 홈 6전 전승이다. 1차전 빌바오의 승리를 예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 팀 내 최다 득점자 공격형 미드필더 오이한 산세트(리그 15골, 스페인)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다. 사실 팀에서 상당히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산세트인데, 3선 미드필더를 보호하기 위해 숫자 싸움을 해주고 동시에 공격 1선까지 올라가 양질의 패스를 양 윙어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올 시즌 가공할 만한 득점력을 보여주며 확실한 9번이 없는 빌바오에서 득점까지 책임지고 있는 선수다. 니코 윌리엄스와 함께 팀의 에이스로서 활약하고 있기에 빅클럽들의 타겟이 되고 있다.
출전 불가 선수 : (MF) Oihan Sancet
< 맨유 >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등 유럽 클럽 대항전에 나가기 위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이번 대회 우승이다. 그렇기에, 아모림 맨유 감독도 PL보다 유로파리그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실제 맨유는 유로파리그 4강 진출 이후 열린 PL 경기에서 최근 2경기 1무 1패(울버햄튼, 본머스)를 기록 중이다. 최근 공식전 12경기에서 단 2승, 특히 원정 경기 8경기 중 단 1승에 그친 맨유다.
이번 유로파리그에서 맨유는 유일하게 무패행진(리그 페이즈 5승 3무, 토너먼트 2승 2무)을 기록 중인 팀이다. 아슬아슬했지만, 16강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8강 올림피크 리옹(프랑스)을 꺾고 4강에 안착했다. 또 다른 우승 후보 토트넘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보되(노르웨이)와 대결하는 것을 비교하면 대진운이 상당히 어려운 편인 맨유다. 4강 빌바오전이 맨유로서 가장 어려운 단계임은 틀림없다.
맨유로서는 이번 경기 긍정적인 소식도 있다. 바로 부상자들의 복귀 소식으로, 아마드 디알로(코트디부아르)와 더리흐트(네덜란드)가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 양쪽 윙백을 소화할 수 있는 디오구 달롯(포르투갈)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우나 더리흐트의 복귀로 마즈라위를 윙백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물론 니코 윌리엄스 등 빌바오의 빠른 측면 공격을 1:1에서 약한 마즈라위 등이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소년가장 아마드 디알로의 복귀는 옅은 스쿼드에 단비다.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가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믿을만한 2선 선수가 없는 점은 맨유의 과제다. 풀타임 소화는 어렵겠으나, 아마드 디알로가 2선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브페의 역할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봉쇄된다면, 그 역할을 대신할 선수가 부재인 맨유이기에, 디알로의 복귀는 정말로 호재다. 부상 전까지 전 대회 36경기 9골 7도움을 기록한 디알로다.
더불어, 직전 경기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기나긴 골 침묵을 끝낸 호일룬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할지 관전 요소다.
출전 불가 선수 : (DF) Lisandro Martinez, Diogo Dalot, (MF) Toby Collyer, (FW) Joshua Zirkzee
총평
위의 라인업에서 보듯, 공격과 수비 그리고 미드필드 진영 중 한 포지션을 제외하면 맨유가 빌바오를 앞서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있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만 맨유가 비벼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경기 맨유는 역시나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발끝에 기댈 것이다. 최소 무승부를 목표로 전략을 갖추고 나올 맨유로서는 한방을 기대할 구석이 브페 외에는 없다. 몇 없는 공격 기회 중, 골 찬스를 살리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빌바오의 탄탄하고 빠른 공격을 느린 맨유의 수비진이 잘 막을 수 있을지도 관전 요소다. 홈팬들의 압도적 응원을 바탕으로 빌바오는 선제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윌리엄스 형제가 휘젓는 좌우 측면을 맨유의 윙백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번 경기 여러모로 맨유보다 빌바오의 우세가 예상되며, 빌바오는 어떻게든 다득점 하기 위해 달려들 것이다. 2차전 원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1차전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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