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4-25 유로파리그 결승전 프리뷰] 토트넘 vs 맨유

본문

PL을 대표하는 두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PL 빅 6의 두 클럽이 올 시즌의 성패를 가를 아주 중요한 한 판을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캡틴 손흥민의 사실상 축구 인생 마지막 메이저 우승 트로피 도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22일 목요일 오전 4시, 한국시각)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망의 결승전은 어쩌면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PSG vs 인테르)보다 더 주목받을 매치업이다.
 
두 팀은 스페인 빌바오의 홈 구장 산 마메스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이미 4강전에서 빌바오 원정을 경험하고 과거 명성만 못해도 우승 DNA를 갖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러모로 조금 더 유리하겠으나, 최근 5경기 양 팀의 상대 전적은 4승 1무, 올 시즌 기준 3전 3승으로 토트넘이 압도하고 있다.
 
양 팀 모두 단순한 우승 트로피 대결이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 팀은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다. 올 시즌, 양 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 토트넘 : 17위, 승점 38점(11승 5무 21패, 63득점, 61실점), 맨유 : 16위, 승점 39점(10승 9무 18패, 42득점, 54실점)
 
두 팀은 강등권을 제외하고 올 시즌 나란히 리그 1, 2위 꼴찌 팀들이며, 양 클럽 역사상 역대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단일 시즌 클럽 최다패(토트넘 21패, 맨유 18패)를 기록했다. 시즌 내내 감독 경질설(토트넘 포스테코글루)과 감독 교체(맨유 에릭 텐하흐 → 아모림)라는 초강수도 두었던 양 클럽이다. 빅6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오죽하면 많은 축구 관계자들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이 어떻게 PL의 16, 17위 클럽의 대결이냐며 대회의 격이 떨어진다고 볼멘소리를 했을까.
 
물론 UEFA와 축구팬들은 즐겁다. 토맨전, 멸망전으로 부를만큼 경기 전부터 화제가 되고 있으며, 흥행은 보장된 결승전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해 10년간 팀에 헌신한 손흥민의 마지막 우승 도전이다.

늘 결승에서 무너져 울기만 했던 손흥민이 포효하길 기대한다.


양 팀의 상황
< 토트넘 : 유관 DNA와 무관 DNA의 대결 >

 
토트넘은 16강 AZ알크마르(네덜란드), 8강 프랑크푸르트(독일)를 꺾은데 이어 지난 보되(노르웨이)와의 4강전에서 합산 스코어 5:1로 가볍게 결승에 안착했다. 4월 초부터 리그 대신 유로파리그에 집중했고, 단일 시즌 리그 최다패(21패)라는 불명예를 안았지만 우승 트로피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때부터 토트넘은 전술 변화도 있었다. 기존의 극단적인 공격 전술 대신 점유율을 내주고 라인을 조절하며 롱볼을 섞는 축구를 보여주며 실리를 챙겼다. 결승전도 비슷한 전술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시즌 내내 부상자가 많았던 토트넘은 이번 결승전도 풀 전력을 나오기 어렵다. 특히 미드필더진의 공백이 많은데, 핵심 플레이메이커 제임스 매디슨(잉글랜드), 데얀 클루셉스키(스웨덴), 루카스 베리발(스웨덴)가 무릎과 슬개골, 발목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매디슨은 결승 엔트리에 합류)
게다가 서브인 중앙 미드필더 파페 사르(세네갈)도 지난 경기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주전과 서브 선수 모두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게 되며, 출전이 확실한 미드필더는 이브 비수마(코트디부아르), 벤탕쿠르(우루과이) 정도만 출전이 가능하다. 4-2-3-1 혹은 4-3-3 전술을 사용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어떤 선수에게 10번 역할을 맡길지 관전 포인트다.
 
이전 포스팅
2025.05.16 - [축구이야기/잉글랜드(EPL, FA컵, 리그컵) 프리뷰] - [24-25 프리미어리그 37 Round 프리뷰] 아스톤빌라 vs 토트넘
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아스톤빌라와의 경기 준비 당시 손흥민이 10번 역할을 수행하는 훈련 영상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윌슨 오도베르(프랑스)가 이 역할을 수행했는데, 손흥민 대신 빠른 스피드와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오도베르의 결승전 출격을 예측하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두 경기에서 어느 정도 예열을 마친 손흥민의 선발 출격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았을뿐, 팀에 구심점 역할을 해줄 선수를 벤치에 앉혀놓기도 쉽지 않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손흥민이 선발 출격할 준비가 되었다는 인터뷰로 출전을 암시하기도 했다. 아스톤빌라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의 스피드가 어느 정도 돌아왔음을 볼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맨유의 우측 윙백으로 나올 마즈라위(네덜란드), 그리고 우측 스토퍼로 나올 린델로프(스웨덴)를 상대로 속도에서 우위를 보일 손흥민을 잘 활용해야 한다. 지난 경기 손흥민을 기존의 역할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을 보여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맨유를 상대로 3전 전승(PL 2승, EFL컵 1승)을 거두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체제 하에서는 맨유에 무패행진이다. 게다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했던 모든 클럽에서 2년 차에 우승을 거둔 좋은 징크스도 가지고 있다. 무리뉴 2년차 징크스(무리뉴가 맡은 2년차는 늘 우승)도 깨뜨린 토트넘의 무관 DNA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유관 DNA 앞에서 17년만에 무너질지도 주목되는 경기다.


< 맨유 : 썩어도 준치, 구관이 명관 >
이미 산 마메스(빌바오 홈구장)를 경험한 맨유는 경기장 적응에서 한발 앞서 있다. 게다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된 이 경기장에서 승리를 거두었기에 좋은 기운도 가지고 있다. 맨유는 토트넘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대들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를 꺾고, 8강에서는 리옹(프랑스)을 상대로 꿈의 극장을 만들어냈다. 상대적으로 4강 빌바오(스페인)를 쉽게 꺾고 올라왔다. 아모림 감독 또한 PL 대신 유로파리그 올인을 택했고, 그 결과 리그는 단일 시즌 최다패로, 유로파리그는 결승전 진출이라는 결과로 다가왔다.

리그에서 철저히 로테이션을 가동하던 아모림 감독은 지난 경기 포스테코글루 감독과는 다른 선택을 보였다. PL 37라운드 첼시전에서 주전 선수들을 내보낸 것이었다. 결승전이 5일 후에 열리는 것을 감안, 체력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는지 핵심 브루노 페르난데스(포르투갈), 카세미루(브라질) 등이 선발로 출전했다. 토트넘 전을 대비한 주전 선수들의 경기 감각 유지와 전술 실험이 목적이었으나, 첼시에 1:0으로 패하며 좋지 않은 분위기는 이어갔다.

최근 상대 전적 3전 전패지만, 맨유는 믿을 구석이 있다. 아모림 감독의 전술도 아니고, 빌바오에서의 좋은 기억도 아니다. 바로 맨유가 가진 우승 DNA다. 많은 축구 전문가가 토트넘보다 맨유의 우승을 점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토트넘과 달리 결승전을 밟아보고 이미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있다. 큰 경기에서의 경기 운영, 위기를 겪은 경험, 결승이 주는 중압감 극복 등 상대적으로 토트넘보다 이 역할을 잘할 선수들이 많다.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팀 리더격인 월드클래스 미드필더 카세미루, 그리고 캡틴 브루노 페르난데스, 해리 매과이어 등이 역할을 해줄 수 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그 속담이 지금의 맨유에 딱 알맞다.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준 브루노 페르난데스


게다가 한 방을 갖춘 선수가 토트넘보다 많다. 결승전은 미친 선수가 나오는 것도 중요한데, 맨유는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토트넘보다 많다. 앞서 언급한 브루노 페르난데스, 그리고 부활의 조짐을 보인 메이슨 마운트(잉글랜드), 그리고 이따금씩 원더골을 터뜨리는 가르나초(아르헨티나)도 있다.

물론 맨유도 약점은 있다. 첫번째, 수비진의 줄부상이다. 이번 경기 우선 우측 주전 윙백 디오고 달롯(포르투갈)과 중앙 수비수 레니 요로(프랑스), 더 리흐트(네덜란드)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미 중앙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즈(아르헨티나), 조니 에반스(북아일랜드)는 출전이 어렵다. 주전 수비진을 가동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안그래도 불안한 수비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토트넘의 양 날개 손흥민과 브레넌 존슨(웨일즈)의 빠른 스피드를 막아낼 수 있을지 관건이다. 두번째,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고민이다. 이런 큰 경기일수록 경기에 방점을 찍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데 맨유는 주전 스트라이커 호일룬(덴마크)이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르크지(네덜란드)가 부상에서 복귀한다고 하나, 현재로서는 호일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총평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서로 조심스럽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 최근 토트넘은 일방적인 공격 전술에서 다소 벗어나 실리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는데, 맨유도 상대방을 끌어들이면서 경기를 펼치는 스타일이다. 토트넘이 달겨들지 않는다면, 다소 지지부진한 결승전이 될 수도 있다.

 

마음은 토트넘으로 쏠리지만, 냉정하게는 맨유가 조금 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상대전적, 현재 흐름보다 중요한 것은 기세다. 과연, 토트넘이 맨유를 상대로 결승이라는 부담감, 그리고 반드시 우승을 해야한다는 중압감을 떨치고 본인들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지가 토트넘의 우승을 위한 주요 포인트다.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맨유다.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첫 포스팅을 손흥민으로 시작했다.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이번 경기 반드시 이기겠다는 그의 다짐이 경기장에서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축구팬들도 아쉬움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을 이번만큼은 보고 싶을 것이다.

한국 팬덤 1,2위 클럽의 대결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