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이적 시장이 아직 1달 정도 남은 시점. 후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더 이상의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다. 재정적인 한계 때문에 다수의 선수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나, 이적 시장 마감일까지 1달 이상 넘은 시점에서 추가 영입은 없다고 선언했으니, 꽤나 놀라웠다.
이로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바르셀로나 이적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라우호(우루과이)의 이탈이 있다면 여전히 가능성은 조금이나마 있겠으나, 이미 주전 센터백 라인에 후보 센터백까지 갖춰진 상황에서 꼭 김민재의 영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영입 종료 선언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현 스쿼드의 질적 우수함이다.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등 리그 내 라이벌들을 압도하고 유럽 대항전에서도 강세를 보여줬던 스쿼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에 전력 보강 필요성이 다른 때보다 적었다.
또 다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재정적인 문제. 그리고 그와 연계된 라마시아의 활용성이다. 바르셀로나가 재정적으로 어려운 것은 이제 전 세계 축구팬들이라면 모를 수 없다.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유럽 내 다른 빅클럽들이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최근 몇 년간 바르셀로나의 영입은 두드러지지 않았다.(쿠티뉴, 그리즈만 등 코로나 이전에 영입했던 선수들의 실패 이후 두드러졌다.)
< 메시 이적(2021년 여름) 후 바르셀로나 영입 명단 >

지난 4시즌 간 바르셀로나가 선수 영입에 쓴 돈은 약 2억 6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천억원이다. 매시즌 1천억원 정도 쓴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타 빅클럽들이 선수 한 명 영입에 1천억원을 쓰는 것과 비교하면 꽤 적은 돈을 쓴 것이다. 게다가 22-23 시즌을 앞두고 하피냐(브라질), 레반도프스키(폴란드), 쥘 쿤데(프랑스)를 영입하는데 꽤 많은 돈을 쓴 것으로 나오지만 그 시즌에는 우스만 뎀벨레(프랑스), 앙투앙 그리즈만(프랑스), 프랑크 케시에(코트디부아르)를 방출하며 약 8,200만 유로(1,300억원)의 수익도 올렸다. 매년 1천억원씩 이적료를 썼다고 말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팀의 퀄리티는 유지하고, 이적료는 아끼기 위해 바르셀로나는 다수의 선수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악화된 재정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6,000만 유로(약 910억원)에 영입한 유스 출신 다니 올모(스페인)는 선수단 등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겪었다. 큰 돈으로 선수를 영입하기에는 현재도 녹록치 않은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재정적인 상황과 궤를 같이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바르셀로나는 라 마시아(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을 뜻하는 말)가 건재했다. 잘 키운 선수 한 명이 데려온 선수 열 명보다 나은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은 해마다 걸작을 내놓았다. 라민 야말(스페인), 쿠바르시(스페인), 페르민 로페즈(스페인), 가비(스페인) 등은 바르셀로나의 현재이자 미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어쩌면 이 선수들의 성장 덕에 바르셀로나는 재정적인 문제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25-26 시즌을 앞두고 2개 혹은 3개의 포지션 보강이 필요했던 바르셀로나였다. 바로 주전 골키퍼 자리와 왼쪽 윙포워드, 마지막으로 센터백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선 두 자리 모두 보강에 성공했다. 시즌 내내 이야기가 나왔던 포지션들이었다.

1. GK
확실한 골리가 있던 바르셀로나가 24-25 시즌이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위기에 봉착했다. 바로 주전 골키퍼 마르크 테어 슈테겐(독일, 1992년생)이 슬개골 파열로 시즌 아웃 상황에 놓인 것이다. 부동의 골키퍼였던 그의 부상으로 바르샤는 은퇴 선언까지 했던 슈체스니(폴란드)를 데려오며 급한 불은 껐다. 그리고 대체자로 영입된 슈체스니는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테어슈테겐의 공백을 무난히 메웠고 팀의 도메스틱 트레블에도 일조했다.
시즌 종료 전 테어슈테겐은 복귀했으나, 팀의 골문을 11년째 지켜온 그를 대신할 새로운 수문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부상 복귀 후 테어슈테겐이 과거 모습을 보여줄지 의문이었으며, 새로운 시대를 위한 골키퍼는 필요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내린 후계자는 주안 가르시아(스페인)였다.
수많은 빅클럽들의 영입 타겟이던 에스파뇰 유스 출신 주안 가르시아(스페인)를 카탈루냐 지역 라이벌 에스파뇰로부터 2,500만 유로(약 400억원)데려왔다. 무려 31년만에 라이벌 팀 이적, 게다가 팀이 애지중지 키운 유스 선수의 바르샤 이적으로 에스파뇰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팀 동료 골키퍼 앙헬 포르투뇨도 이번 이적에 분노했을 정도다.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주안 가르시아의 장점 중 하나는 선방과 반사능력, 1:1 방어와 더불어 발밑 능력이다. 물론 바르셀로나 스타일에 맞는 발밑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이미 괜찮은 빌드업 능력과 패스 정확도를 갖추고 있다. 에스파뇰이 라인을 올리고 지배하는 플레이를 할 수 없는 환경에서도 괜찮은 발밑을 보여주었기에, 라인을 올리고 패스 플레이 중심으로 경기를 펼치는 바르셀로나에 충분히 적합한 자원이다. 물론 아직 어린 나이와 미숙한 경험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바르샤라는 빅클럽 수문장으로서는 견뎌야 하는 무게이기도 하다.
< 주안 가르시아의 24-25 라리가 성적 >

슈체스니와 2년 재계약을 맺은 바르셀로나는 팀의 확실한 1, 2번 골키퍼를 정한 상황이다. 오히려 레전드 테어슈테겐의 거취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프리 시즌 기간동안 허리 수술을 받은 테어슈테겐이 남아서 주전 경쟁을 펼칠지, 아니면 이대로 팀을 떠날지 남은 이적 시장동안 주목되는 부분이다.
2. LF
좌측 윙포워드라고 했으나, 사실 윙포워드 자원이 필요했다. 라민 야말(스페인), 하피냐(브라질)라는 확실한 윙어가 있어나 엄밀히 따지면 둘 모두 우측 윙포워드에 최적화되어 있다. 둘 모두 왼발을 주발로 사용하며, 우측에서 중앙으로 좁혀들어오는 움직임이 탁월하다. 하피냐가 왼쪽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긴 하지만 중앙에서도 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대회를 치러야 하는 바르셀로나로서는 윙어 포지션의 보강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는 이번 여름 스페인의 다이나믹한 국가대표 윙어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 영입에 공을 들였다. 좌우 윙어를 스페인 국가대표로 채우려는 심산이었다. 심지어 6년 계약까지 체결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며 영입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니코 윌리엄스의 빌바오 재계약이었다. 그것도 무려 10년 재계약이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된 바르셀로나였는데, 그런 바르셀로나를 먼발치에서 꾸준히 원하던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바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포드(잉글랜드)였다. 맨유를 떠날 채비를 마쳤던 래시포드는 바르셀로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줬다. 심지어 빌라 임대 시절에도 바르셀로나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24-25 시즌 중간에 빌라로 임대됐던 래시포드는 전 대회 총 17경기에서 4골 6도움의 성적을 기록했다. 빼어난 스탯은 아니었으나, 맨유에서 좋을 때의 모습을 간헐적으로 보여주며 아직은 녹슬지 않았음을 알렸다.

리그와 팀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래시포드지만, 바르셀로나 입장에서는 큰 돈 들이지 않고 임대로 데려오며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아직은 27세의 창창한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선수를 데려왔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라리가 팀 득점 1위(102득점)의 공격력에, 주력 선수의 이탈이 없는 상황에서 왼쪽 윙포워드와 스트라이커를 겸할 수 있는 래시포드의 가세는 충분히 괜찮은 영입이다.
아시아 투어가 한창 진행 중인 바르셀로나는 약 2주 후 라리가 25-26 시즌 1라운드 마요르카 원정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들어간다. 약 1달 가까이 이적시장이 남아 있어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선수단의 추가 이탈이 없다면 추가 영입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굳이 한 가지 포지션을 꼽자면 센터백 라인인데, 주전 센터백이자 계약기간이 1년 남은 노장 이니고 마르티네스(스페인), 서브 센터백인 크리스텐센(덴마크) 등의 잦은 부상 공백에 대비한 센터백 라인 보강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팬으로서 김민재의 이적을 보고 싶었으나, 현재로서는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이니고 마르티네스 - 쿠바르시 라인이 확실한 주전 센터백 라인이 견고하기 때문에 이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김민재 또한 빅클럽 주전 수비수로서의 역할 수행이 여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4강전 명승부 끝에 탈락하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쿼드러플(4관왕)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만큼 현 시점 바르셀로나는 충분히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남은 이적 시장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필요한 포지션에 보강을 한 만큼, 25-26 시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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